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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대화압박 의식한 제스처…대화교착 책임 북한에 넘기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소니 픽처스 해킹사건을 구실로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가하면서 뒤로는 북미 직접대화를 은밀하게 추진한 까닭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최근 북한에 제3국에서 대화를 갖자고 제안한 것을 놓고 워싱턴 내에서는 의아스럽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13일(현지시간) 하원 외교위 청문회에 나와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해 제재하겠다"고 공언해놓고는 거의 비슷한 시기에 외교채널을 동원해 대화 의사를 타진한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은 종전에도 '제재를 가하되, 대화의 문을 열어놓는다'는 투트랙 기조를 유지했으나 새로운 대북 제재를 부과함과 동시에 당국간 직접 대화를 추진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게 워싱턴 소식통들의 시각이다.

 

더욱 어리둥절한 것은 모처럼의 제안이 아무런 성과도 낳지 못한 채 사그라진 점이다. 대화 자체가 성사되지 못했을 뿐더러 북한이 사전 논의 내용까지 공개해 모양새가 몹시 나쁘게 됐다.

 

이에 따라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미국의 대북협상팀이 지나치게 순진했던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통한 미국의 외교소식통들 사이에서는 성 김 대표의 이 같은 대화 제안이 애초부터 의미 있는 대화를 전제로 했다기보다는 미국내의 대북 대화론에 적절히 부응하면서 대화 교착의 책임을 북한에 떠넘기려는 전략적 포석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미국 당국자들은 북한과의 탐색적 대화에서 '3P' 전략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3P는 Probe(알아보고), Prod(종용하고), Prove(증명)를 말한다.

 

Probe는 북한이 비핵화의 진정성이 있는지를 시험해보고, Prod는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한 태도를 바꾸도록 종용하며, Prove는 북한이 미국의 요구를 계속 거부할 경우 '미국이 아니라 북한에 잘못이 있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증명한다는 뜻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북한의 의중을 떠보는데 초점을 두고 있지만, 그 기저에는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부정적 반응을 보일 것을 전제하면서 북한의 '진정성 없음'을 대외적으로 드러내 보이려는 고도의 전략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실제로 이번에 미국이 대화에 나설 만한 특별한 '사정변경'은 없었다는 게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소니 해킹사건을 계기로 새로운 차원의 제재 국면이 시작된데다 비핵화 대화와 관련한 북한의 태도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북한은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 사전조치를 이행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 전제조건을 철회하지 않는 한 대화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특히 한미연합군사훈련과 핵실험 중단을 연계시키며 대화 재개 프로세스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백악관의 기류는 더욱 더 대북 강경 쪽으로 흘렀다. 김 대표가 비록 '협상가'의 위치이기는 하지만, 더 큰 차원에서 대북 정책 방향을 잡아나가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분위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김 대표의 이번 대화제안은 북한의 태도 변화를 가정했다기보다 자국 내에서 제기되는 대북 압박론을 의식해 '미국이 대화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제스처의 성격이 강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그동안 워싱턴 내에서는 북한이 아무런 견제를 받지 않고 핵능력을 고도화하는 상황을 더는 방치하지 말고 탐색적 대화에 나서라는 목소리가 대두돼왔다.

 

특히 과거 6자회담을 담당했던 스티븐 보즈워스 전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조지프 디트라니 전 6자회담 특사까지 나서 지난달 18일 싱가포르에서 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 일행과 회동했다.

 

국무부는 '트랙 2'(민간) 차원이라고 깎아내렸지만, 북한과의 협상을 총괄하는 성 김 대표로서는 마냥 북한과 대화를 거부하는 모양새로 비치는 것이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게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여기에는 한때 상관이었던 보즈워스 전 대표가 북한과의 탐색적 대화에 나설 것을 적극적으로 주문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김 대표는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을 예견하면서 한·중·일 순방 계기에 북한과 제3국에서 만나 '탐색적 대화'를 갖자는 방안을 제안했고, 북한은 예상대로 소극적으로 나오면서 대화가 무산됐다고 풀이할 수 있다.

 

겉으로는 애초 대북 대화를 제의했던 성 김 대표의 모양새가 좋지 못하게 됐지만, 성 김 대표로서는 북한과의 탐색적 대화에 나서라는 내부적 압박에서 다소 벗어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한 외교소식통은 "우리는 일각에서 주장하는 대로 북한과의 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대화 자체가 보상도 아니며 대화를 안하는 것이 제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앞으로도 대화의 문은 열려 있지만, 그 전제는 진정성 있고 신뢰할 수 있는 비핵화 협상 프로세스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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