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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코프] 역사로부터 고립되는 북 주민들

안드레이 란코프(Andrei Lankov) ∙ 한국 국민대 교수

 

북한 정권은 평범한 북한 주민들이 해외 다른 나라의 정치 상황이나 생활을 알지 못하게 통제하고 있습니다. 북조선 주민들이 자유롭게 해외 여행을 갈 수 없거니와 외국에서 출판된 신문, 잡지를 읽을 수 없고, 외국 방송도 보거나 들을 수 없습니다. 현 시대의 상징물이 된 인터넷 역시 금지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이것이 바로 쇄국 정책입니다.

 

그러나 북한 정권은 북한 주민들을 바깥 세계으로부터 고립시킬 뿐아니라 북한의 과거에서도 고립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북한 사람들은 북한 역사를 배울 기회가 사실상 없는 상황입니다.

 

지금 북한 도서관을 가보면 1970-1980년대 나온 노동신문이나 민주조선 같은 신문을 보지 못하게 돼있습니다. 당시 나온 도서들도 대부분 통제 대상입니다. 김일성 로작이나 김정일 로작도 수십년 전 출판된 판본들은 관람이 금지돼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기본 이유는 북한에서 역사는 국가 비밀이기 때문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조국의 과거에 대해 정부가 허락한 부분만 알아야 합니다. 물론 그 허락된 역사는 북한의 선전 일꾼들에 의해 날조된 것들입니다.

 

다른 국가에서도 역사를 날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국가의 국민들은 진짜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국가에서 날조한 역사와 반대 주장을 펼치는 역사 학자들의 책을 읽을 수도 있고 자료를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북한 주민들에게는 그런 기회조차 없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북조선 사람들이 1950년대 신문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다면 당시 김일성이 북한의 지도자들 중 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당시 김일성 뿐 아니라 김두봉, 박헌영, 박창옥 등이 있었고 이후 이들을 모두 배신자나 간첩이라는 명목으로 숙청됩니다. 그러나 1950년대 신문을 보면 김일성 자신이 이들을 찬양한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모두 ‘혁명가’로 불렸던 사람들입니다.

 

북한 주민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이들이 배신자, 간첩이 아닌 정치적 다툼과 싸움 속에 숙청을 당한 것이라고 의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의심은 정당한 것이고 또 역사적 사실이 그렇습니다.

 

대외정책도 옛날 자료, 도서나 신문 등을 읽어본다면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1950년대 말까지 북한은 조선을 해방한 세력이 소련 군대라고 주장했고 조선인민군으로 알려진 김일성 유격대가 나라를 해방했다는 이야기조차 없었습니다. 물론 당시에 소련을 극찬했습니다. 지금 승리거리로 알려진 평양 중앙거리도 스탈린 거리로 불렸습니다.

 

1960년대 들어와 북한 정부는 소련을 미친듯이 비난하고 반대로 중국을 찬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1960년대 말, 이런 대외노선은 또 다시 바뀝니다.

 

평범한 북한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북한 선전 일꾼들이 주장하는 주체식 역사관을 믿지 않게 될 것입니다. 바로 그 때문에 북한 정권은 과거를 통제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역사를 장악하면 사람들을 조종하기가 더 쉽기 때문입니다.

 

출처: 자유아시아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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